작품

커플

애정캐

AIRGEAR

아기토X카즈, 이츠카즈, 카즈른

미쿠라 카즈마, 와니지마 아기토

CAFE 키치죠우지(cafe 吉祥寺)

마키X타로

미나가와 히후미, 쿠리하라 타로, 미다카 유이치(마스터)

CSI 라스베가스(CSI: LV)

 

 

그렉 샌더스, 길 그리섬

D.gray man

라비유우, 알렌칸다, 크로코무

칸다 유우, 코무이 리

D.N.Angel

 

 

히와타리(히카리) 사토시

Death Note

니아메로, Lx마츠다, 라이토X마츠다

마츠다 토타

END

 

 

최가민, 4

NCIS

 

 

레귤러 캐릭터들

XXX HOLIC

도메와타

이치하라 유코

각시탈

강토슌지

 

 

강철의 연금술사(錬金術師)

하보로이, 에드로이

로이 머스탱, 알폰스 엘릭

겁쟁이 페달(弱虫ペダル)

미도이마, 나루이마, 이마른, 신아라, 토도마키

이마이즈미 슌스케, 아라키타 야스토모

고스트 바둑왕(ヒカルの)

히카아키

도우야 아키라

고스트 버스터즈(Ghost Busters, 2016 한정)

 

 

질리언 홀츠먼, 패티(패트리샤)

고스트&크라임(Medium)

드부아 부부

드부아 가족

국립 자유 경제 고등학교 세실고

 

 

 

 

그 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あの日見名前僕達はまだらない)

 

 

초 평화 버스터즈

그 남자 그 여자(彼氏彼女事情)

모든 커플

레귤러 캐릭터들

기동전사 건담 시드(機動戦士ガンダムSEED)

키라아스

 

 

나루토(NARUTO-ナルト-)

나루사스

가아라

나우(NOW, 儺雨)

 

 

유세하

나츠메 우인장(夏目友人帳)

나츠타누, 마토나토

타누마 카나메

내 마음이 들리니?

동주준하

 

 

너와 나()

유키카나

츠카하라 카나메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カンタービレ)

 

 

 

 

노부타 프로듀스(ブタをプロデュース, 드라마 한정)

 

 

쿠사노 아키라

다이아몬드 에이스(ダイヤのA)

사와후루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THE DARK KNIGHT TRILOGY)

 

 

조커

달의 요정 세일러 문(美少女戦士セーラームーン)

우라누스X넵튠X우라누스

유리(미즈노 아미, 세일러 머큐리)

더 셰프(Burnt)

아담토니

토니 발레디

도쿄구울(東京喰種)

 

 

카네키 켄, 나가치카 히데요시, 아몬 코타로, 안테이크 식구들

동급생(同級生) 시리즈

쿠사카베X사죠

사죠 리히토

둥굴레차!

현우현오, 백은현오

현오

랑야방 - 권력의 기록(琅琊榜)

북정, 임수경염, 매정, 린정, 경염른

정왕 소경염

룬의 아이들 데모닉

조막

막시민 리프크네

룬의 아이들 윈터러

 

 

 

 

마 시리즈(まるマシリーズ)

유리무라

무라타 켄

마기(The Labyrinth of Magic - MAGI, マギ )

알라알리, 백룡알리

알리바바 사르쟈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マリアがみてる)

세이요코

사토 세이

마법사 시드 & 리드 시리즈(魔術使いシド&リド)

가레트X시드

시드

마왕

 

 

 

 

미생

해준백기, 그래백기, 석율백기, 백기른, 그래왼, 하성준식

장백기, 강해준, 장그래

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 -明治剣客浪漫譚-)

 

 

고마카타 유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숲뱃

배트맨/브루스 웨인

백작 카인 시리즈(伯爵カインシリーズ)

 

 

Dr. 지저벨 디즈렐리

봉신연의(封神演義)

태상노군X신공표

신공표

부기팝 시리즈(ブギーポップ)

 

 

 

 

블리치(BLEACH)

젠긴(아이긴), 히츠긴, 긴른

이치마루 긴

빅뱅 이론(The Bin Bang Theory)

 

 

셸든 리 쿠퍼

사무라이 디퍼 쿄우(SAMURAI DEEPER KYO)

신호타, 쿄유키

호타루, 사나다 유키무라

상속자들

영도효신

 

 

선녀강림

 

 

 

 

성균관 스캔들

걸오여림

여림 구용하

세월의 돌

파비안X유리카

 

 

소년탐정 김전일(金田一少年事件簿)

타카아케

아케치 켄고

스물

치호경재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涼宮ハルヒシリーズ)

이츠쿈

스킨스(skins)

토니시드

시드니 젠킨스

스타 트렉(Star Trek)

짐본즈, 스팍본즈, 본즈른, 벤술루벤

레너드 "본즈" 맥코이, 니요타 우후라, 제일라

스타크래프트 시리즈(StarCraft)

 

 

케리건

슬램덩크(SLAM DUNK)

미츠코구(대만준호)

코구레 키미노부(권준호)

슬레이어즈(スレイヤーズ)

 

 

제로스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

 

 

블리드 카가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 エヴァンゲリオン)

 

 

아야나미 레이

신의 퀴즈

진우하윤

정하윤

신찬조이문/피스메이커/쿠로가네(新撰組異聞/PEACE MAKER/)

테츠스스

야마자키 스스무

심야식당(深夜食堂)

 

 

 

 

아이실드21(アイシールド21)

X사쿠라바

히루마 요이치

어벤져스(The Avengers, MCU 한정)

토니배너

앤서니 "토니" 에드워드 스타크, 로버트 브루스 배너

어서오세요, 305호에

 

 

양주하

어이쿠! 왕자님 ~호감가는 모양새~

로에X아스터, 로에X로웰

 

 

얼렁뚱당 흥신소

 

 

레귤러 캐릭터들

오란고교 호스트부(桜蘭高校ホスト)

타마쿄우

오오토리 쿄우야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용이 산다

 

 

레귤러 캐릭터들

원피스(ONE PIECE)

조로루, 로우루, 에이사보

몽키 D. 루피, 사보, 트라팔가 D. 워텔 로

은밀하게 위대하게

류환해랑, 해진해랑

 

 

은수저(, Silver Spoon)

 

 

 

 

은혼(銀魂)

히지야마, 오키야마, 긴야마, 야마른, 오키가구, 긴신

야마자키 사가루

음양사(陰陽師, 소설 한정)

 

 

아베노 세이메이, 히로마사

응답하다 1988

정환선우

김정봉

응답하라 1994

레기그레

 

 

응답하라 크로스오버

준희그레

 

 

이누야샤(犬夜叉)

나락셋쇼

셋쇼마루

이런 영웅은 싫어

베놈X트래시

다나

인셉션(INCEPTION)

임스아서

 

 

직장의 신

규직정한

 

 

짱구는 못 말려(クレヨンしんちゃん)

짱구철수(신토루)

 

 

차차차

 

 

레귤러 캐릭터들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창이도원

박도원

천랑열전

 

 

 

 

청의 엑소시스트(祓魔師)

린유키, 시마유키

오쿠무라 유키오

체인지 디바(Drop Dead Diva)

 

 

제인(), 테리

최유기 외전(最遊記 外傳)

금선천봉

 

 

최유기(最遊記)

삼장팔계(38), 오공팔계(08)

저팔계

카드캡터 사쿠라(カードキャプターさくら)

샤오랑X사쿠라

리 샤오랑

캐슬(Castle)

 

 

알렉시스 캐슬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MCU 한정)

스팁버키

제임스 뷰캐넌 "버키" 반스

코드기어스(コードギアス)

루루스자

 

 

쿠로코의 농구(黒子のバスケ)

청황, 흑황, 화황, 키세른, 화흑, 적강, 고녹, 자빙, 목일

키세 료타, 후리하타 코우키, 타카오 카즈나리, 히무라 타츠야, 키요시 텟페이, 휴가 준페이

크게 휘두르며(おおきくりかぶって)

하루아키

아키마루 쿄헤이, 사카에구치 유토

크리미널 마인드(CRIMINAL MINDS)

 

 

스펜서 리드

클로저(The Closer)

 

 

브렌다 리 존슨, 루이 프로벤자

키노의 여행

 

 

 

 

타뷸라의 늑대(비주얼 노벨)

 

 

라임향

탑블레이드

카이레이

 

 

태양의 탑

 

 

 

 

테니스의 왕자(テニスの王子様)

모모카이, 즈카후지, 료휴지, 아토센, 아카센, 아쿠고쿠, 지로오시

카이도 카오루, 후지 슈스케, 센고쿠 키요스미, 오시타리 유시

토르(Thor, MCU 한정)

토르로키

로키 라우페이손

특수사건전담반 TEN

 

 

 

 

판도라 하츠(Pandora Hearts, パンドラハーツ)

 

 

레귤러 캐릭터들

포켓몬스터 SPECIAL(ポケットモンスター SPECIAL)

레그리

그린

푸싱 데이지(Pushing Daisies)

네드X

 

 

프린스의 왕자

시현몽룡

 

 

하나

 

 

하나네, 4번방

하우스(House M.D)

 

 

그레고리 하우스

하이큐!!(ハイキュー!!)

히카게, 우시오이, 츠키야치

카게야마 토비오, 히나타 쇼요, 오이카와 토오루, 야치 히토카, 엔노시타 치카라

학교 2013

남순영우

 

 

해를 품은 달

이훤양명

 

 

해리 포터(Harry Potter Series)

해공말수, 제스네, 리무스네

세베루스 스네이프, 드레이코 말포이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 Catching Fire, Mockingjay)

캣니스X피타

캣니스 에버딘

화이트 칼라(White Collar)

 

 

닐 카프리

 

 

모브왼

 

 


Posted by 켠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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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님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 죽겠다.

 

철강 팀에 비상이 걸렸다. 천천히 오랜 시간을 들여 진행하는 사업이 많은 팀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일은 물론이거니와 지금 하는 일 외에 계약을 할 일도 잘 없었다. 그래도 항상 꼼꼼하게 자재를 검사하고 물량을 확인해서 배에 실었다. 눈에 띠게 드러나는 건 없지만 진득이 일을 하는 단단한 팀이었다. 한 달 전만 해도 그랬다.

 

동시에 세 군데의 회사에서 계약 내용을 바꾸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나쁠 것 없는 조건 변경에 받아 들였지만 그만큼 일할 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자재 샘플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 다니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새로이 계약하기 위한 미팅을 하고. 그 중간 중간 팀 자체 회의도 여러 번이었다. 회사에 붙어 있을 틈 없이 외근으로 시작해 외근으로 끝나던 나날에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건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 끝났네.”

 

으그극, 요상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켜자 뼈마디 여기저기 소리 나지 않는 곳이 없다. 어쩐지 허탈한 웃음과 함께 하품이 절로 나온다.

 

잠 온다.”

 

다 버틸만했다. 일 하느라 정신은 좀 없었어도 바쁜 건 좋은 거니까. 그런데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건 치명적이었다. 학교 열람실에 처박혀 공부하던 취준생 때도 하루에 꼬박 여섯 시간은 자곤 했다. 잠이 모자라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사실 그래서 이번에 실수도 좀 많았다. 그로 인한 사수의 지적은 뼈아팠지만 당연해서 할 말이 없었다.

 

누적된 피로감이 몰아쳤지만 아직 주중이다. 주말까지는 실제로도 체감으로도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 거기다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았다. 급한 불만 끈 거라 이번 주도 야근에 집에까지 일을 들고 가야 한다. 이래서야 죽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얼굴이 씨~커멓네.”

…….”

 

석율의 남자치고 말간 얼굴에 빙글 미소가 걸렸다. 그러더니 금세 미간을 찌푸리며 눈썹을 마구잡이로 구부러트리고 퍽 다정하게 팔을 잡아온다.

 

아니, 철강 팀에 사람이 백기 씨 밖에 없나? 고 하얗던 피부가 아주 다크로 덮여서는 죽은 사람마냥. 많이 힘든가봐?”

저만 힘든 거 아닙니다. 저보다 더하면 더했지 다들 상태 안 좋아요.”

그래. 그렇더라. 다인 씨도 그새 살이 빠졌더라구~ 홍 대리님도 뭐,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었고 과장님도, ? 근데 강 대리님은 딱히 변한 게 없더라. 평소랑 똑같아! 퍼펙트!”

그래서, 무슨 볼 일이예요?”

~ 백기 씨, 서운하게. 동기 걱정해 주잖아!”

 

, . 고맙습니다.

 

부러 티가 나게 형식적인 감사를 보내자 그에 또 다다다 말이 쏟아진다. 아침부터 기운 넘치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컴퓨터를 부팅 시키면서 서류를 뒤적인다. 오며 가며 아는 얼굴들에 눈꼬리를 휘며 고개를 숙인다. 점심 먹을 시간도 아까워 팀원 전체가 샌드위치로 식사를 때운다. 가벼운 우스개 소리에 잠깐 숨을 돌리고 시선을 다시 모니터로 보낸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어느덧 밤 열 시였다.

 

이제 퇴근들 하자고.”

 

푹 꺼진 눈으로 미안한 표정을 한 과장님의 말에 다들 주섬주섬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와중에도 한 보따리씩 해야 할 일들을 짊어지고 있었다. 서로의 모습에 실소를 터트리며 하나 둘 자리를 떠나는데 갑자기 해준이 백기를 불러 세웠다.

 

…….”

열은 없네요.”

 

백기는 지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이마에 올려 진 손이 해준의 손이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렇지도 않은, 언제나와 같은 표정으로 한 발자국 멀어지더니 툭 던지듯 말한다.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 잠을 못 자면 금방 표가 나나 보죠?”

, .”

일단 한숨 돌렸으니까 오늘은 푹 자도록 해요. 그거 내려놓고.”

 

품에 안은 서류에 흘깃 눈짓을 주는 것을 보며 슬며시 내려 놨다. 이젠 밤에도 제법 더운 날씨에 상의를 팔에 걸치고 서류 가방을 들더니 똑바로 보아 온다.

 

피곤할 땐 잠이 보약입니다. 충분히 쉬어요.”

…….”

내일 봅시다.”

 

단정하다 못해 단호하다 싶은 구둣발 소리가 멀어진다. 아까 분명 열은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혈관에 용암이 흐르는 기분이다. 손등으로 달궈진 얼굴을 식히면서 눈을 꾹 감았다. 눈물이 날 것도 같고 웃음이 날 것도 같다. 이마를 쓸어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방금 전 까지 어깨에 매달려 있던 곰이 어딘가로 날아가 버린 기분이다.

 

저렇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뒷모습이 사람을 동하게 만드는 건 아는지. 비스듬히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 올 줄 몰랐다. 제 딴에는 크게 용기를 낸 사실이란 걸 저 순진한 부사수가 부디 모르길 바란다. 들키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창피할 것이다.

 

아직은. 조그만 더.

 

어느 누구도 몰랐겠지만 해준은 겁이 많았다. 백 프로의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았다. 관계가 호전 된 후 온몸으로 보내는 호감을 느껴도 제동이 걸리기 일쑤. 거기엔 저를 오락가락 하게 만드는 백기의 행동이 한 몫 거하게 했다.

 

동기끼리 사수에 대해 얘기 할 때 별 말이 없다. 칭찬 받으면 강아지가 따로 없다. 하루 종일 수없이 곁눈질을 한다. 말 한마디 편하게 하지를 못하고 뻣뻣하게 굴더니 다른 곳에서는 잘만 웃고 다닌다. 항상 주눅 들어 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너스레를 떤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패턴에 머리가 다 아팠다.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고무공처럼 이리저리 튀는 백기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나 분명한 건 이미 해준은 마음이 기울었다는 거였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 한 발 나가기 위해 나름대로 던진 승부수였다. 그리고 확인했다. 장백기는 강해준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 마음이 자신과 같은 지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알아보려면 또 많은 시간이 들겠지 생각하던 해준이 그제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내일.

 

내일 봅시다, 장백기 씨.”

 

내일도. 그 다음의 내일도. 계속.

 

 

 

 

 

 

 

 

 

 

 

 

 

 

 

 

 

 

 

 

+

 

받아 주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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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켠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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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어느 날, 한 집에서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누가 그리 울어대나 살펴보면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 남자는 눈이 팅팅 부을 정도로 울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부은 걸지도 몰라요. 눈만 부었다 뿐입니까. 온 얼굴에 울음으로 인한 열이 올라 발갛습니다. 바르작거리며 손끝에 걸린 옷자락을 더 세게 움켜쥐는 남자에게로 멀리서 싸늘한 목소리가 날아듭니다.

 

김성준. .”

 

성준의 이름을 부른 기준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쩐지 화가 나 보이네요.

 

, 어요. , 놓을, 거에요.”

 

기준의 말에도 성준은 아랑 곳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붙잡고 있는 사람 품에 들어가 얼굴마저 감추네요. 그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발을 떼는 기준을 해준이 붙잡습니다.

 

뭐야?”

네가 백기씨 한 대 칠 것 같아서.”

 

해준은 성준의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차기준한테 김성준이 어떤 사람인데요. 해준은 성준에게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백기만 걱정됩니다. 난데없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 처량한 신세가 된 제 연인을요.

 

……그 정도로 매너 없진 않아.”

언제부터 그런 걸 키웠다고. 세상 사람 다 그렇구나 해도 난 아냐. 가까이 가기만 해.”

 

해준과 기준의 눈에 불꽃이 튑니다. 분명 삼십 분 전만 해도 평화로운 주말 오후였는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는지 백기는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별 거 없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봉사 활동 다니던 시설에서 백기와 성준이 친해졌고 성준을 후원하는 착하다는 형이 기준이었고 그의 사촌이자 백기의 애인이 해준이었을 따름입니다. 그런고로 단순히 친하지 않은 걸 넘어 서로를 싫어하는 기준과 해준은 성준과 백기 때문에 함께 있어야 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 죽어도 싫다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그림이 좋았거든요. 순진한 아기 고양이랑 귀여운 강아지가 같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었죠. 닮은 얼굴 둘이 한껏 눈웃음을 짓는 순간, 해준과 기준은 파이팅 넘치게 손을 부딪치며 휴전 협정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기준과 성준의 집으로 왔습니다. 만날 때마다 백기를 반기는 마음을 숨기지 않던 성준은 여느 때와 같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처럼 여기저기 곳곳을 구경시켜 주는 이끌림도요. 성준이에게 팔을 잡힌 채로 집안을 구경하던 백기가 살포시 웃었습니다. 이런 동생이 있었다면 아마 팔불출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말도 예쁘게 하고 싱그러운 미소에 하나부터 열까지 사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 , 목을 가다듬은 백기가 입을 열었습니다.

 

기분 좋아 보이네, 성준이.”

, 좋아요. 백기 형, 있어서, 좋아요.”

나도.”

 

살살 쓰다듬는 머리칼이 보들보들 합니다. 마주보며 헤헤 웃음을 흘리는 두 사람을 뒤에서 보는 시선이 따뜻합니다. 간만에 눈 정화를 하며 힐링 받는 기분인가 봅니다. 한 쪽 입꼬리만 올려 웃는다거나 웃는지 마는지 알 수 없게 미소 짓는 사람들답지 않아 조금 무섭네요.

 

아무튼 그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티타임도 즐거웠고요. 부드럽고 편안했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건 낮잠 이후입니다. 아닌가. 아마 그 전부터 일지도 모르겠네요.

 

깜빡깜빡 졸음이 밀려오는 눈의 성준이 재워 달라고 칭얼거렸습니다. 백기한테요. 당연히 자기에게 올 거라고 생각하며 보던 서류를 내려놓던 기준이 움찔했죠. 심상찮은 기운에 해준도 손에 든 책을 덮었습니다. 백기와 성준은 쎄한 느낌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성준의 방으로 들어갔어요. 목 끝까지 이불을 덮어주고 옆에 누워 가슴을 토닥이다가 함께 잠들었습니다. 그러고 일어나니 집 안의 공기는 마치 시베리아 벌판 같았어요.

 

무언가 크게 잘못한 것 같아 눈치를 보는 백기를 이끌어 해준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성준은 가지 말라고 떼를 썼어요. 성준이는 백기를 참 많이 좋아해서 이대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백기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애원을 했어요. 그 때였습니다.

 

.”

 

성준이 한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의 기준이었습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성준이 잡고 있는 백기의 손만 보고 있었죠.

 

, 거예요. 백기 형이랑 놀아요.”

장백기 씨는 갈 거야. 그리고 이제 못 만나.”

……? 만나요. 매주 토요일에, 만나요.”

성준이는 이제 거기 안 가. 그러니까 만날 수 없어.”

초록 집에, 안 가요? 그럼 백기 형, 우리 집에 불러요.”

안 불러. 성준이가 불러도 못 들어 와.”

왜요? 백기 형, 좋아요.”

 

성준이의 말이 끝나자 해준이 앓는 소리를 냈어요. 그러면서 작게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지, 중얼거렸어요. 백기는 아직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기준은 정말 화가 났어요. 사실 기본적으로 성준이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싫었거든요. 그나마 백기가 성준이랑 닮고 옆에 강해준이란 싫지만 미더운 놈이 있어서 참고 있던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성준이가 자기를 영순위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없는 겁니다. 지금이 바로 그렇구요.

 

좋아요. 백기 형 좋아요. 가지 말아요…….”

 

저런 말도 싫습니다. 어떻게 기준 본인이 아닌 사람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단단히 가로 막고 선 해준만 아니라면 벌써 백기를 떼놓고 쫓아냈을 거예요.

 

애야?”

 

거기에 기름을 들이붓는 해준을 기준이 노려봅니다.

 

좀 빠져.”

백기씨 데리고 안전하게 나가기 전까진 택도 없어.”

여기가 이라크야?!”

 

기어코 큰 소리가 났어요. 성준이가 놀라서 딸꾹질까지 할 정도로요. 백기가 그런 성준이를 도닥입니다. 물론 본인도 지금 잔뜩 겁먹은 상태라서 별 소용은 없지만요.

 

왜 소릴 질러?”

네가 소리 지르게 했거든?”

그렇게 고상 떨더니. 별 수 없네. 무식하게.”

무식? 누구한테 하는 소린지 모르겠네.”

. 차기준, .”

. 강해준. 내가 너보다 먼저 태어났어.”

그래서. 형 대접 받고 싶어? 나이도 같은 게.”

 

형제 싸움은 언제나 유치하죠. 그런데 그 선을 넘어 위협적인 분위기가 만들어 집니다. 금방이라도 주먹을 주고받을 듯 가깝게 붙어 서서 으르렁 거리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요. 태어나면서부터 비교 당하고 경쟁하며 지내던 시간들이 다시 떠오르나 봅니다.

 

근데 그러면 뭐합니까. 시작도 못하게 됐는데요.

 

싫어!!”

 

곧 달려들 기세로 서있던 해준을 성준이 밀쳤습니다. 그 후 바로 기준에게 안겨서 히잉 울음소리를 냅니다.

 

성준아?”

싫어! 해준이 형, 미워! 형아 때리지 마!”

 

아직 손도 안 댔습니다. 당장이라도 기준과 한 판 할지도 몰라서 경계하고 있던 터라 넘어지진 않았지만 해준은 좀 황당했어요. 이게 지금 누구 때문에 시작됐는데 싶어서 기도 찼지요. 더군다나 기준의 저 웃는 얼굴이, , 꼴 보기 싫었어요.

 

! 해준이 형, 보기 싫어!!”

들었지? 우리 성준이가 너 나가래.”

 

이겼다는 비웃음이 다시금 열 뻗치게 만들었지만 꾹 눌러 참습니다. 그리고 놀라서 입만 헤 벌린 백기의 손을 잡아끌었어요.

 

두 번 다시 안 와.”

 

문이 닫혔습니다. 상황도 끝났습니다. 기준은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성준이 얼굴은 시무룩하네요. 이유를 알 것 같아 기준이 얕은 숨을 내쉬었어요.

 

……해준이 형, , 많이 났어요?”

났으면?”

 

이젠 흡사 울 것 같은 얼굴입니다.

 

백기 형.”

 

차마 말을 더 잇지도 못 하네요.

 

……성준이 초록 집에 가면 백기 형 또 볼 수 있어.”

성준이, 초록 집, 가요?”

. .”

 

기준의 말을 들은 성준의 금세 생글생글 웃습니다. 그렇게 좋은가 싶어 마뜩잖은 기준입니다.

 

아까 낮잠 잘 때 왜 형이랑 같이 가지 않았어?”

 

계속 묻고 싶었던 말을 간신히 꺼냅니다. 솔직히 자존심 상해서 물어보고 싶지 않았는데 그 일이 발단이다 보니 꺼내지 않을 순 없었어요. 한껏 찌푸려진 기준의 미간을 살살 쓸며 성준이 입을 열었어요.

 

형아, 바빠요. 방해, 하기 싫어서.”

 

최근 많이 바빴습니다. 새벽같이 나가서 달을 보며 들어오곤 했죠. 수험생도 아닌데 하루에 네 시간도 채 자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눈에 피곤이 가득했고요. 오늘도 백기와 성준이 노는 동안 해준은 여가를 즐겼지만 기준은 일을 했습니다. 의외로 눈치 빠른 성준이가 그걸 모를 수 없었던 겁니다. 절로 나오는 한숨을 숨기지 않으며 기준이 성준의 목에 얼굴을 묻었어요.

 

괜찮아. 성준이가 먼저야.”

성준이, 1?”

그래. 성준이가 형한텐 언제나 1등이야. 그러니까,”

 

응석부려도 돼.

 

끝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성준이는 알아들었어요. 그런 기준이 좋아서 마음이 간질간질 합니다. 더 꼭 끌어안아 봅니다. 그 품에 가득 안기며 기준이 웅얼거렸습니다.

 

성준아. 형한테 뭐 더 해줬으면 좋겠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온 얼굴에 도장을 찍습니다. 성준이는 지금 무지 행복해요!

 

하지만 백기는 그렇지 못 했습니다.

 

속상합니다.

? 뭐가요.”

 

조수석에 앉아 해준의 팔을 살살 문지르며 대답합니다.

 

밀칠 정도는 아니잖아요.”

 

거기에 웃음이 터져 저도 모르게 크게 웃는 해준을 샐쭉 노려보네요.

 

맞아 놓고선 뭐가 좋다고 웃는 겁니까.”

그게, , 맞은 겁니까?”

아무튼요.”

 

사랑스럽습니다. 이 사람 때문에 아까 기준에게 맞선 건 잘한 일입니다.

 

집에 가서 치료해 줘요.”

많이 아파요?”

멍들지도?”

정말요? 성준이가 그렇게 세게는 안 했는데.”

 

성준이 역성을 들면서도 걱정이 되나 봅니다. 의외의 수확이에요. 이런 건 나쁘지 않습니다. 어쩌면 고맙다고 해야 할 일이지만 차기준이 재수 없어서 말하지 않기로 합니다. , 성준이에겐 다음 주에 좋은 화구를 사다주면 되겠죠.

 

아니면,”

……대리님!”

이거면 나을 것 같군요.”

 

가볍게 부딪친 입술에 백기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그걸 답삭 문 해준이 고개를 틀어 가까이 입을 붙였어요.

 

갑시다. 우리 집에.”

 

 

 

 

 

 

 

 

 

 

 

 

 

 

 

 

 

 

 

 

+

 

 

처음에 뭘 쓰려고 했는지 잊어버려서 그냥 막 씀.

누가 기준성준 좀 써주세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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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켠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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