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준백기 #기준성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5.06 [해준백기/기준성준] 성준이 네 백기 형

 

 

 

 

 

 

 

 

 

 

 

 

 

 

 

 

 

 

 

 

햇살 좋은 어느 날, 한 집에서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누가 그리 울어대나 살펴보면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 남자는 눈이 팅팅 부을 정도로 울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부은 걸지도 몰라요. 눈만 부었다 뿐입니까. 온 얼굴에 울음으로 인한 열이 올라 발갛습니다. 바르작거리며 손끝에 걸린 옷자락을 더 세게 움켜쥐는 남자에게로 멀리서 싸늘한 목소리가 날아듭니다.

 

김성준. .”

 

성준의 이름을 부른 기준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쩐지 화가 나 보이네요.

 

, 어요. , 놓을, 거에요.”

 

기준의 말에도 성준은 아랑 곳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붙잡고 있는 사람 품에 들어가 얼굴마저 감추네요. 그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발을 떼는 기준을 해준이 붙잡습니다.

 

뭐야?”

네가 백기씨 한 대 칠 것 같아서.”

 

해준은 성준의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차기준한테 김성준이 어떤 사람인데요. 해준은 성준에게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백기만 걱정됩니다. 난데없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 처량한 신세가 된 제 연인을요.

 

……그 정도로 매너 없진 않아.”

언제부터 그런 걸 키웠다고. 세상 사람 다 그렇구나 해도 난 아냐. 가까이 가기만 해.”

 

해준과 기준의 눈에 불꽃이 튑니다. 분명 삼십 분 전만 해도 평화로운 주말 오후였는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는지 백기는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별 거 없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봉사 활동 다니던 시설에서 백기와 성준이 친해졌고 성준을 후원하는 착하다는 형이 기준이었고 그의 사촌이자 백기의 애인이 해준이었을 따름입니다. 그런고로 단순히 친하지 않은 걸 넘어 서로를 싫어하는 기준과 해준은 성준과 백기 때문에 함께 있어야 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 죽어도 싫다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그림이 좋았거든요. 순진한 아기 고양이랑 귀여운 강아지가 같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었죠. 닮은 얼굴 둘이 한껏 눈웃음을 짓는 순간, 해준과 기준은 파이팅 넘치게 손을 부딪치며 휴전 협정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기준과 성준의 집으로 왔습니다. 만날 때마다 백기를 반기는 마음을 숨기지 않던 성준은 여느 때와 같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처럼 여기저기 곳곳을 구경시켜 주는 이끌림도요. 성준이에게 팔을 잡힌 채로 집안을 구경하던 백기가 살포시 웃었습니다. 이런 동생이 있었다면 아마 팔불출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말도 예쁘게 하고 싱그러운 미소에 하나부터 열까지 사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 , 목을 가다듬은 백기가 입을 열었습니다.

 

기분 좋아 보이네, 성준이.”

, 좋아요. 백기 형, 있어서, 좋아요.”

나도.”

 

살살 쓰다듬는 머리칼이 보들보들 합니다. 마주보며 헤헤 웃음을 흘리는 두 사람을 뒤에서 보는 시선이 따뜻합니다. 간만에 눈 정화를 하며 힐링 받는 기분인가 봅니다. 한 쪽 입꼬리만 올려 웃는다거나 웃는지 마는지 알 수 없게 미소 짓는 사람들답지 않아 조금 무섭네요.

 

아무튼 그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티타임도 즐거웠고요. 부드럽고 편안했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건 낮잠 이후입니다. 아닌가. 아마 그 전부터 일지도 모르겠네요.

 

깜빡깜빡 졸음이 밀려오는 눈의 성준이 재워 달라고 칭얼거렸습니다. 백기한테요. 당연히 자기에게 올 거라고 생각하며 보던 서류를 내려놓던 기준이 움찔했죠. 심상찮은 기운에 해준도 손에 든 책을 덮었습니다. 백기와 성준은 쎄한 느낌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성준의 방으로 들어갔어요. 목 끝까지 이불을 덮어주고 옆에 누워 가슴을 토닥이다가 함께 잠들었습니다. 그러고 일어나니 집 안의 공기는 마치 시베리아 벌판 같았어요.

 

무언가 크게 잘못한 것 같아 눈치를 보는 백기를 이끌어 해준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성준은 가지 말라고 떼를 썼어요. 성준이는 백기를 참 많이 좋아해서 이대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백기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애원을 했어요. 그 때였습니다.

 

.”

 

성준이 한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의 기준이었습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성준이 잡고 있는 백기의 손만 보고 있었죠.

 

, 거예요. 백기 형이랑 놀아요.”

장백기 씨는 갈 거야. 그리고 이제 못 만나.”

……? 만나요. 매주 토요일에, 만나요.”

성준이는 이제 거기 안 가. 그러니까 만날 수 없어.”

초록 집에, 안 가요? 그럼 백기 형, 우리 집에 불러요.”

안 불러. 성준이가 불러도 못 들어 와.”

왜요? 백기 형, 좋아요.”

 

성준이의 말이 끝나자 해준이 앓는 소리를 냈어요. 그러면서 작게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지, 중얼거렸어요. 백기는 아직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기준은 정말 화가 났어요. 사실 기본적으로 성준이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싫었거든요. 그나마 백기가 성준이랑 닮고 옆에 강해준이란 싫지만 미더운 놈이 있어서 참고 있던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성준이가 자기를 영순위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없는 겁니다. 지금이 바로 그렇구요.

 

좋아요. 백기 형 좋아요. 가지 말아요…….”

 

저런 말도 싫습니다. 어떻게 기준 본인이 아닌 사람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단단히 가로 막고 선 해준만 아니라면 벌써 백기를 떼놓고 쫓아냈을 거예요.

 

애야?”

 

거기에 기름을 들이붓는 해준을 기준이 노려봅니다.

 

좀 빠져.”

백기씨 데리고 안전하게 나가기 전까진 택도 없어.”

여기가 이라크야?!”

 

기어코 큰 소리가 났어요. 성준이가 놀라서 딸꾹질까지 할 정도로요. 백기가 그런 성준이를 도닥입니다. 물론 본인도 지금 잔뜩 겁먹은 상태라서 별 소용은 없지만요.

 

왜 소릴 질러?”

네가 소리 지르게 했거든?”

그렇게 고상 떨더니. 별 수 없네. 무식하게.”

무식? 누구한테 하는 소린지 모르겠네.”

. 차기준, .”

. 강해준. 내가 너보다 먼저 태어났어.”

그래서. 형 대접 받고 싶어? 나이도 같은 게.”

 

형제 싸움은 언제나 유치하죠. 그런데 그 선을 넘어 위협적인 분위기가 만들어 집니다. 금방이라도 주먹을 주고받을 듯 가깝게 붙어 서서 으르렁 거리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요. 태어나면서부터 비교 당하고 경쟁하며 지내던 시간들이 다시 떠오르나 봅니다.

 

근데 그러면 뭐합니까. 시작도 못하게 됐는데요.

 

싫어!!”

 

곧 달려들 기세로 서있던 해준을 성준이 밀쳤습니다. 그 후 바로 기준에게 안겨서 히잉 울음소리를 냅니다.

 

성준아?”

싫어! 해준이 형, 미워! 형아 때리지 마!”

 

아직 손도 안 댔습니다. 당장이라도 기준과 한 판 할지도 몰라서 경계하고 있던 터라 넘어지진 않았지만 해준은 좀 황당했어요. 이게 지금 누구 때문에 시작됐는데 싶어서 기도 찼지요. 더군다나 기준의 저 웃는 얼굴이, , 꼴 보기 싫었어요.

 

! 해준이 형, 보기 싫어!!”

들었지? 우리 성준이가 너 나가래.”

 

이겼다는 비웃음이 다시금 열 뻗치게 만들었지만 꾹 눌러 참습니다. 그리고 놀라서 입만 헤 벌린 백기의 손을 잡아끌었어요.

 

두 번 다시 안 와.”

 

문이 닫혔습니다. 상황도 끝났습니다. 기준은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성준이 얼굴은 시무룩하네요. 이유를 알 것 같아 기준이 얕은 숨을 내쉬었어요.

 

……해준이 형, , 많이 났어요?”

났으면?”

 

이젠 흡사 울 것 같은 얼굴입니다.

 

백기 형.”

 

차마 말을 더 잇지도 못 하네요.

 

……성준이 초록 집에 가면 백기 형 또 볼 수 있어.”

성준이, 초록 집, 가요?”

. .”

 

기준의 말을 들은 성준의 금세 생글생글 웃습니다. 그렇게 좋은가 싶어 마뜩잖은 기준입니다.

 

아까 낮잠 잘 때 왜 형이랑 같이 가지 않았어?”

 

계속 묻고 싶었던 말을 간신히 꺼냅니다. 솔직히 자존심 상해서 물어보고 싶지 않았는데 그 일이 발단이다 보니 꺼내지 않을 순 없었어요. 한껏 찌푸려진 기준의 미간을 살살 쓸며 성준이 입을 열었어요.

 

형아, 바빠요. 방해, 하기 싫어서.”

 

최근 많이 바빴습니다. 새벽같이 나가서 달을 보며 들어오곤 했죠. 수험생도 아닌데 하루에 네 시간도 채 자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눈에 피곤이 가득했고요. 오늘도 백기와 성준이 노는 동안 해준은 여가를 즐겼지만 기준은 일을 했습니다. 의외로 눈치 빠른 성준이가 그걸 모를 수 없었던 겁니다. 절로 나오는 한숨을 숨기지 않으며 기준이 성준의 목에 얼굴을 묻었어요.

 

괜찮아. 성준이가 먼저야.”

성준이, 1?”

그래. 성준이가 형한텐 언제나 1등이야. 그러니까,”

 

응석부려도 돼.

 

끝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성준이는 알아들었어요. 그런 기준이 좋아서 마음이 간질간질 합니다. 더 꼭 끌어안아 봅니다. 그 품에 가득 안기며 기준이 웅얼거렸습니다.

 

성준아. 형한테 뭐 더 해줬으면 좋겠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온 얼굴에 도장을 찍습니다. 성준이는 지금 무지 행복해요!

 

하지만 백기는 그렇지 못 했습니다.

 

속상합니다.

? 뭐가요.”

 

조수석에 앉아 해준의 팔을 살살 문지르며 대답합니다.

 

밀칠 정도는 아니잖아요.”

 

거기에 웃음이 터져 저도 모르게 크게 웃는 해준을 샐쭉 노려보네요.

 

맞아 놓고선 뭐가 좋다고 웃는 겁니까.”

그게, , 맞은 겁니까?”

아무튼요.”

 

사랑스럽습니다. 이 사람 때문에 아까 기준에게 맞선 건 잘한 일입니다.

 

집에 가서 치료해 줘요.”

많이 아파요?”

멍들지도?”

정말요? 성준이가 그렇게 세게는 안 했는데.”

 

성준이 역성을 들면서도 걱정이 되나 봅니다. 의외의 수확이에요. 이런 건 나쁘지 않습니다. 어쩌면 고맙다고 해야 할 일이지만 차기준이 재수 없어서 말하지 않기로 합니다. , 성준이에겐 다음 주에 좋은 화구를 사다주면 되겠죠.

 

아니면,”

……대리님!”

이거면 나을 것 같군요.”

 

가볍게 부딪친 입술에 백기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그걸 답삭 문 해준이 고개를 틀어 가까이 입을 붙였어요.

 

갑시다. 우리 집에.”

 

 

 

 

 

 

 

 

 

 

 

 

 

 

 

 

 

 

 

 

+

 

 

처음에 뭘 쓰려고 했는지 잊어버려서 그냥 막 씀.

누가 기준성준 좀 써주세요. 흑흑.

 

 

 

 

 

 

 

 

 

 

 

 

 

 

 

 

 

 

 

 

'이 층 > 1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준백기] an unexpected happening  (0) 2015.05.28
[해준백기] 짙은 마음  (0) 2015.04.14
[해준백기] 장백기의 언행일치  (1) 2015.03.25
Posted by 켠公
,